[기고] '정산없는 공모사업’, 공공의 새로운 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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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7-2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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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며, 결과보다 과정을 나누고, 신뢰와 책임으로 공공 자원을 운영할 수는 없을까?”
마을만들기화성시민네트워크(이하 화성마을넷)이 던진 이 물음은 단순한 문제 제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관행처럼 이어져 온 ‘정산’이라는 행정 절차의 관성에 대한 도전이자, 공공 사업의 본질에 대한 성찰이었다. 그리고 그 질문에 화성마을넷은 직접 실천으로 답했다. 이름하여 ‘정산없는 공모사업 – 정산업고(UOPGO)’.
이 사업은 기존의 행정 중심 공모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난 시도였다. 공모사업을 신청하고도 활동이 위축되는 이유, 새로운 주민이 공동체에 들어오기 어려운 이유, 성과보다는 서류와 예산표가 먼저인 현실. 이러한 문제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화성마을넷은 ‘정산’이라는 단어를 과감히 지워버렸다. 대신 남겨진 것은 신뢰와 자율, 그리고 주민 스스로 만든 원칙이었다.
정해진 기준도 없었고, 행정 주도의 계획도 없었다. 오직 주민들의 상상력과 실천만이 중심이었다. 그 자유로운 틀 속에서 마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지역의 문제를 풀고, 서로를 연결하며, 배움과 변화를 쌓아 올렸다. 정산이 없었기에 신뢰는 더 중요했고, 규칙이 없었기에 공동체가 만든 질서는 더 단단했다.
정산업고는 단순한 ‘공모사업 모델’이 아니다. 마을이 주체가 되고, 과정이 결과가 되며, 주민 스스로가 정책의 실험자가 되는 공공철학의 전환점이다.
화성마을넷은 이를 바탕으로 마을활동의 성과지표를 마을활동가들과 함께 개발하고 보고서를 발간 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그 여정이 오롯이 담겼다. 활동을 수치로 환산하는 기존의 틀을 넘어, 관계, 신뢰, 배움이라는 ‘보이지 않는 가치’가 사회적 성과로 측정되고 해석되는 장면은 우리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공공은 누구의 것인가?”
“공모사업은 누구를 위한 도구인가?”
“주민 없는 정책, 사람 빠진 절차가 과연 무엇을 남기는가?”
화성마을넷의 실험은 작지만 분명한 가능성을 남겼다. 참여한 마을들은 그 가능성을 행동으로 증명했다. 그들은 행정이 만든 울타리 밖에서도, 오히려 더 창의적이고 성실하게 공동체를 운영해냈다. 결국 이 실험은 말하고 있다.
“주민은 할 수 있다”고.
그리고 이제,
“행정이 변화에 응답해야 할 차례”라고.
정산없는 공모사업은 하나의 사업이 아니다. 하나의 질문이고, 하나의 전환이며,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한 작은 이정표다. 더 많은 마을이 자유롭게 상상하고, 스스로 도전할 수 있도록,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되돌아봐야 할 때다.
이윤희 마을만들기화성시민네트워크 운영위원
출처 : 화성시민신문(http://www.hspublicpress.com)
마을만들기화성시민네트워크(이하 화성마을넷)이 던진 이 물음은 단순한 문제 제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관행처럼 이어져 온 ‘정산’이라는 행정 절차의 관성에 대한 도전이자, 공공 사업의 본질에 대한 성찰이었다. 그리고 그 질문에 화성마을넷은 직접 실천으로 답했다. 이름하여 ‘정산없는 공모사업 – 정산업고(UOPGO)’.
이 사업은 기존의 행정 중심 공모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난 시도였다. 공모사업을 신청하고도 활동이 위축되는 이유, 새로운 주민이 공동체에 들어오기 어려운 이유, 성과보다는 서류와 예산표가 먼저인 현실. 이러한 문제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화성마을넷은 ‘정산’이라는 단어를 과감히 지워버렸다. 대신 남겨진 것은 신뢰와 자율, 그리고 주민 스스로 만든 원칙이었다.
정해진 기준도 없었고, 행정 주도의 계획도 없었다. 오직 주민들의 상상력과 실천만이 중심이었다. 그 자유로운 틀 속에서 마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지역의 문제를 풀고, 서로를 연결하며, 배움과 변화를 쌓아 올렸다. 정산이 없었기에 신뢰는 더 중요했고, 규칙이 없었기에 공동체가 만든 질서는 더 단단했다.
정산업고는 단순한 ‘공모사업 모델’이 아니다. 마을이 주체가 되고, 과정이 결과가 되며, 주민 스스로가 정책의 실험자가 되는 공공철학의 전환점이다.
화성마을넷은 이를 바탕으로 마을활동의 성과지표를 마을활동가들과 함께 개발하고 보고서를 발간 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그 여정이 오롯이 담겼다. 활동을 수치로 환산하는 기존의 틀을 넘어, 관계, 신뢰, 배움이라는 ‘보이지 않는 가치’가 사회적 성과로 측정되고 해석되는 장면은 우리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공공은 누구의 것인가?”
“공모사업은 누구를 위한 도구인가?”
“주민 없는 정책, 사람 빠진 절차가 과연 무엇을 남기는가?”
화성마을넷의 실험은 작지만 분명한 가능성을 남겼다. 참여한 마을들은 그 가능성을 행동으로 증명했다. 그들은 행정이 만든 울타리 밖에서도, 오히려 더 창의적이고 성실하게 공동체를 운영해냈다. 결국 이 실험은 말하고 있다.
“주민은 할 수 있다”고.
그리고 이제,
“행정이 변화에 응답해야 할 차례”라고.
정산없는 공모사업은 하나의 사업이 아니다. 하나의 질문이고, 하나의 전환이며,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한 작은 이정표다. 더 많은 마을이 자유롭게 상상하고, 스스로 도전할 수 있도록,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되돌아봐야 할 때다.
이윤희 마을만들기화성시민네트워크 운영위원
출처 : 화성시민신문(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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